대표적인 친박계 의원 출신인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65·사진)이 임기를 6개월여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잔여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이 사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의 연쇄 인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26회 도로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옥병석 도공 언론홍보팀장은 “새 정부의 철학에 맞는 도로정책을 펴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물러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3년 12월 도공 사장에 취임했다. 경남 진해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유세지원단장을 맡기도 했다. 이로 인해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말에 끝났지만 1년 연임이 결정돼 올해 말까지 연장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후 김 사장이 자리를 지킬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사의 표명이 새 정부 공공기관장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면 보통 장차관 인사에 맞춰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연쇄적으로 물러난 경우가 많았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기관장이 안팎의 압박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다 정부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른바 ‘관(官)피아(관료+마피아)’ 등 낙하산 인사에 따른 반감이 워낙 커 새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사를 쉽게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도공은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김 사장의 이임식은 12일 경북 김천 본사 사옥에서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