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속도전’ 달라진 홍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8일 03시 00분


당내 반발에도 친정체제 가속
최고위 장악… 과반이 지원군
6년전엔 최고위 견제 시달리다… 5개월만에 黨대표서 물러나


2011년 7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대표(사진)는 당무 시작 첫날 최측근이었던 김정권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했다. 그러나 유승민 원희룡 당시 최고위원들은 ‘측근 챙기기’라고 즉각 반발했다. 결국 진통 끝에 1주일 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집단 퇴장한 뒤에야 김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할 수 있었다. 밀어붙이기 인선엔 성공했지만 대표 취임과 함께 리더십엔 생채기가 났다.



이후 후속 인선도 순탄하지 않았다. 핵심 당직은 계파별 나눠 먹기로 흘렀고,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조차 홍 대표의 구상대로 되지 않았다. 2012년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홍 대표는 충청 공략을 위해 ‘홍문표 정우택 지명직 최고위원 카드’를 꺼냈지만 “호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부딪혀 홍 의원만 최고위원에 임명할 수 있었다. 최고위원들의 집중 견제 속에 ‘변방의 홍준표’는 결국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5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6년 만에 다시 한국당 대표로 돌아온 홍 대표는 ‘두 번 실패는 없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자신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3대 혁신’(인적, 조직,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김명연 의원(전략기획부총장)과 이종혁 전 의원(지명직 최고위원), 김대식 전 수행단장(여의도연구원장) 등 측근들을 전광석화처럼 핵심 요직에 앉혔다.

당연히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모든 당 체제를 지배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 홍 대표가 더 이상 당내 비주류가 아니란 사실이다. 당장 김명연 부총장은 정 원내대표의 지적에 “인사는 대표 권한이다. 그럴 거면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했어야지, 사사건건 사전 협의하면 (의견이) 모아지느냐”며 홍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9명 가운데도 홍 대표를 제외한 4명(이철우 류여해 이재영 이종혁 최고위원)이 홍 대표의 지원군으로 분류된다. 2011년과는 세력 판도가 달라진 셈이다. 홍 대표는 다음 주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홍준표발 혁신’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홍준표#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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