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날아간 시총 16조7840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3일 03시 00분


中소비관련 국내기업 10개 종목
불과 1년만에 27% 주가 폭락… 같은기간 코스피는 21%나 뛰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는 등 증시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중국 관련 소비주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 조치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과 면세점,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주식은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약 1년간 주가 흐름을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 종목(우선주 포함)의 시가총액은 16조7840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배치 발표 전날인 지난해 7월 7일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61조8240억 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11일 시가총액은 45조400억 원으로 27%가량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74.08에서 2,396.00으로 21.4% 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종목의 하락세는 더욱 눈에 띈다.

특히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지난해 7월 7일 25조7800억 원에서 이달 11일 16조5430억 원으로 36% 줄었다. LG생활건강 시총도 같은 기간 18조4450억 원에서 14조3060억 원으로 22% 하락했다.

한류 열풍과 함께 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탔던 엔터테인먼트주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시총이 8350억 원에서 5440억 원으로 무려 35%가 빠졌다. CJ CGV도 이 기간 1조9460억 원에서 1조4340억 원으로 26% 감소했다.

중국인의 한국 관광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책으로 면세점이나 여행사 등 여행 관련 업종의 주가도 썰물처럼 빠졌다. 호텔신라 시총은 지난해 7월 7일 2조6250억 원에서 이달 11일 2조600억 원으로 22%가 줄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해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중국 소비주의 주가가 반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오히려 심화되면서 실망감만 확산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의 장기화로 관련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본격화되고 있어 주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사드 보복 조치 완화가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화장품 업종의 실적이 기대를 밑도는 등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사드#시총#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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