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탁현민 경질 논의한 적 없다”…탁현민 “거취, 제가 결정할 문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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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13일 20시 52분


탁현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탁현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왜곡된 성 의식으로 논란을 빚은 탁현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곧 경질될 거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청와대가 이를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탁 행정관이 사의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차원에서도 탁 행정관 경질을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복수의 매체는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 탁현민 행정관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탁 행정관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순방에도 수행하는 등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탁 행정관은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지 않고 먼저 독일에 도착하고 귀국도 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탁 행정관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고심했다. 지금도 고심 중이고 내일도 고심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 문제는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제가 아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탁 행정관은 그동안 여러 저술에 적시한 글들이 ‘여성 비하’ 논란으로 번져 여성단체 및 정치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구체적으로 탁 행정관은 앞서 2007년 발간한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에서 “콘돔의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또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도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중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는데 얼굴이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 “(이 여중생을) 친구들과 공유했다”라고 표현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정현백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무회의 참석 직후 출입기자단과 만나 “탁 행정관의 해임을 청와대에 요구했다”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성 혐오 현상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여권도 고심하고 있다. 현재 야3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탁 행정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으며 탁 행정관이 교수로 근무했던 성공회대 학생들로부터 그의 부적절한 언행이 추가로 제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탁 행정관은 문제가 확산된 지난 5월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리며 “2007년 제가 썼던 ‘남자마음설명서’의 글로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며 “10년 전 당시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며 “과거의 생각을 책으로 남기고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신중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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