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獨쾨르버재단 대담중 김동연, 단상 올라가 귓속말로 답변 조언
유튜브에 동영상 퍼져 논란 불러… 외교가 “부적절 처신으로 잡음 키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현지 시간)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이 통역되는 사이 단상으로 올라가 문 대통령에게 귀띔을 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서 질문에 어긋난 답변을 한 이른바 ‘동문서답’ 해프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당시 문 대통령에게 상황을 귀띔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미숙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설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직접 단상에 올라가 문 대통령의 답변을 지적하는 과잉 대응으로 논란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대북 정책의 청사진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밝힌 뒤 이어진 대담에서 노라 뮐러 쾨르버재단 이사로부터 “한미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뮐러 이사의 질문은 독일어로 진행됐으며 순차통역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내용이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질문을 받은 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둘러싼 이견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한중관계 전망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질문과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이후 통역이 문 대통령의 답변을 통역하는 사이 김 부총리가 단상에 올라가 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 당시 현장을 중계한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미국에도 할 말을 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한미동맹을 더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질문에 맞는 답변을 다시 내놨다. 이후 해당 영상이 유튜브 등에 퍼지면서 뒤늦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위 외교관 출신 한 인사는 “사실 국제회의에 가보면 통역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동문서답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 그러다 그냥 넘어가는 때도 많다”며 “그런데 대통령에게 문답이 잘못됐다는 귀띔을 해줘 오히려 일을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실수보다는 대응 과정이 잘못됐다는 비판이다.
이 전직 외교관은 “외교 무대에선 질문보다는 답변 위주로 메시지가 전해지기 때문에 대통령이 다른 내용을 말하더라도 논란이 되는 경우가 없는데 문 대통령이 귀띔을 받은 직후 다른 답변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동문서답을 했다는 사실만 확인시킨 셈이 됐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