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내 모자람은 오직 내 잘못…대통령과 연루시키는 건 비열” 사퇴설도 일축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7월 14일 09시 20분


채널A 돌직구쇼 캡처
채널A 돌직구쇼 캡처
왜곡된 성 의식과 여성비하 표현으로 논란을 빚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44)이 "나로 인해 상처받았던 한 분 한 분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탁현민 행정관은 14일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자신이 과거에 쓴 책, 칼럼이 논란이 된데 대해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그 후 10년 동안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해온 시간들에 대해 소명하고 이제부터 앞으로의 남은 삶도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드리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 과도한 정치적 공세 같냐는 질문엔 "모든 비판이 정치적 공세만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오해와 오독이 있다 해도 내 모자람이 근본 원이이다. 여성계와 정치인들이 그 모자람에 견제와 질책을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또 탁 행정관은 "처음 밝혀 둘 것이 하나 있다"며 "문제가 된 책에 대해 이미 7년 전과 6년 전에 사과를 드린 적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십만명이 넘는 팔로워들 모두에게 2010년과 11년 그리고 2015년 이후에 언젠가도 '그 책을 사지도 읽지도 말아 달라'고 답변을 달기도 했고 나 자신을 욕하기도 했고 그 책이 거짓말이라고 했고 '앞으로는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해봐야겠다'고도 썼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말엔 "나는 대통령을 알게 된 지난 7년 동안 어떤 지위도 어떤 보상도 어떤 이익도 바라지 않았고 받지도 않았다"며 "지금 하는 일도 임기 초반 대통령 행사의 변화를 위해 잠시 맡은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며 "5·18, 현충일, 6·10, 미국, 독일 순방행사까지 지난 두 달 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제 일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측근을 이유로 특정인을 가까이 두는 그러한 분도 아니다. 애초의 이 일을 제가 원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나는 제 업무와 관련한 평가를 받았고 그 쓰임을 요구받았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금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논란에 대해 입을 닫은 이유에 대해선 "나는 대통령의 비서다. 비서는 보좌하는 일이지 나서지 않는다. 나는 이곳에 들어올 때 제 개인의 신상을 조사받고 정해진 규정에 따라 심사를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곳에서의 비밀유지와 국가 공무원의로서 처신에 대해 서명으로 약속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 어디에도 제 개인의 신상과 관련해 인터뷰를 포함한 자기변명과 소명을 허락하는 부분은 없었다"며 " 이번에 이렇게 제가 제 소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배려와 양해 덕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비서실장, 대통령과 상의하거나 이야기를 전달받은 게 있냐는 질문엔 "일개 행정관의 거취 문제를 대통령께 상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차와 과정을 거쳐 보고될 것은 보고되고 판단될 것은 판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탁 행정관을 아낀다는 이야기엔 "저를 향한 비난과 비판은 온전히 내 몫이고 엄중하게 받겠다. 하지만 십여전의 나와 대통령께서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저를 만나기도 전의 일이다. 저를 소재로 대통령을 이 사달에 어떻게든 연루시키는 일은 비열한 일이다. 나의 모자람은 오직 나의 잘못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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