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 사퇴로…또다시 연장전 들어간 이기권 고용장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20시 50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동아일보 DB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동아일보 DB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2013년 7월 취임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또다시 연장전을 맞이하게 됐다.

정통 노동관료 출신인 이 장관은 16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2대 정한주 전 장관(1982년 5월~1985년 2월·2년 9개월)의 최장수 재임 기록은 이미 경신한지 오래다. 박근혜 정부 장관 중에서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2013년 3월~2017년 6월·4년 3개월)과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3년 3월~2016년 9월·3년 6개월)에 이어 세 번째로 재임 기간이 길다. 조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후임 장간 후보자 지명 및 청문회까지 이 장관은 최대 한 달 정도는 임기를 더 이어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초 지난해 노동개혁 입법에 실패하고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임기 후반을 대비해 개각으로 이 장관을 교체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면서 이 장관의 임기도 계속 연장됐다.

이 장관의 최대 업적은 2015년 9월 15일 17년 만에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이뤄내 노동개혁의 토대를 마련한 것. 그러나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2대 지침’을 밀어붙이면서 대타협이 파기되는 등 노정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요즘 고용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이성기 차관을 중심으로 실국장 회의와 업무가 이뤄진다. 이 장관은 7월부터는 정부세종청사가 아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 국·과장들의 일을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고용부 내에서는 “학계 출신이나 대통령 측근 정치인이 주로 임명돼 온 장관직을 관료 출신도 뚝심 있게 해낼 수 있다는 걸 이 장관이 증명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장관은 퇴임 후 특별한 계획 없이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 장관 후임으로는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한정애 의원(현 환노위 여당 간사), 김영주 의원(19대 국회 환노위원장·이상 더불어민주당) 등 현역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백이 너무 긴 데다 인사청문회 통과에는 정치인이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전 고용부 차관), 정현옥 전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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