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2013년 7월 취임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또다시 연장전을 맞이하게 됐다.
정통 노동관료 출신인 이 장관은 16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2대 정한주 전 장관(1982년 5월~1985년 2월·2년 9개월)의 최장수 재임 기록은 이미 경신한지 오래다. 박근혜 정부 장관 중에서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2013년 3월~2017년 6월·4년 3개월)과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3년 3월~2016년 9월·3년 6개월)에 이어 세 번째로 재임 기간이 길다. 조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후임 장간 후보자 지명 및 청문회까지 이 장관은 최대 한 달 정도는 임기를 더 이어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초 지난해 노동개혁 입법에 실패하고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임기 후반을 대비해 개각으로 이 장관을 교체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면서 이 장관의 임기도 계속 연장됐다.
이 장관의 최대 업적은 2015년 9월 15일 17년 만에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이뤄내 노동개혁의 토대를 마련한 것. 그러나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2대 지침’을 밀어붙이면서 대타협이 파기되는 등 노정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요즘 고용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이성기 차관을 중심으로 실국장 회의와 업무가 이뤄진다. 이 장관은 7월부터는 정부세종청사가 아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 국·과장들의 일을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고용부 내에서는 “학계 출신이나 대통령 측근 정치인이 주로 임명돼 온 장관직을 관료 출신도 뚝심 있게 해낼 수 있다는 걸 이 장관이 증명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장관은 퇴임 후 특별한 계획 없이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 장관 후임으로는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한정애 의원(현 환노위 여당 간사), 김영주 의원(19대 국회 환노위원장·이상 더불어민주당) 등 현역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백이 너무 긴 데다 인사청문회 통과에는 정치인이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전 고용부 차관), 정현옥 전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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