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구상’ 실행 차원… 성사땐 2년만에 남북 軍당국 접촉
北, 확성기방송 중단 조건 내걸듯
노동신문 “베를린 구상은 잠꼬대”… ‘대결 해소’ 언급… 회담수용 가능성도
정부가 이번 주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할 계획을 갖고 막바지 조율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내놓은 ‘베를린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차원에서 군사실무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7월 27일(정전협정일)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MDL)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정부 소식통은 16일 “대통령이 언급한 상호 적대 행위 중단 시점이 다음 주로 다가온 만큼 이번 주 안에 북측에 군사실무회담을 제안해 27일 전에 상호 중단할 행위들을 합의하려고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남북 군사회담이 성사되면 2014년 10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간 접촉 이후 약 2년 만에 군 당국자들이 다시 만나는 것이 된다.
하지만 양측이 생각하는 ‘적대 행위’가 판이해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동상이몽’만 확인한 채 끝나거나 의제 조율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비무장지대(DMZ) 내 목함지뢰 등 지뢰 매설 작업 중단, 무인기를 이용한 정찰 등 긴장감 조성 행위 금지, DMZ 내 소총 등 화기 반입 금지 등 정전협정에 의해 금지된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기본으로,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 등 정전협정을 넘어선 범주까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 의제에 포함되지 않으면 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등 북한 태도에 따라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선 “북한이 매우 유의미한 수준의 태도 변화를 보여줘야 그에 대한 보상으로 확성기 버튼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는 뚜렷한 명분 없이 방송을 중단하면 군 스스로 확성기 방송이 적대 행위였다고 시인하는 격이 돼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개인 논평 형식으로 ‘베를린 구상’에 대해 “외세의존과 동족대결의 본심이 그대로 녹아 있다.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민간교류에 대해선 “한두 번의 흩어진 가족 상봉이 실현되고 비정치적 교류사업이 성사된다고 북남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6·15 공동선언, 10·4 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는 다른 입장이 담겨져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북남이 함께 떼어야 할 첫 발자국은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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