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62·여)을 지명했다. 조대엽 전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지 열흘 만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이번에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명만 남겨 놓게 됐다.
○ 화통-솔직한 성격으로 야당과도 원만
김 후보자는 중고교 시절 농구선수 출신으로 1974년 서울신탁은행 실업팀에 입단한 뒤 은행원으로 변신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상임부위원장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3선 의원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은행원 시절 남녀 직원의 임금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노조 활동을 시작했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이라는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에 기여한 공로로 1996년 국민포장을 받았다. 화통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뛰어나 민주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후보자는 18대 총선에서는 서울 영등포갑에서 낙선했지만 19대, 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가까워 한때 ‘정세균계’로 분류됐으며 지난해 전당대회와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합류했다. 대선 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함께 조직특보단장을 맡았다. 김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적 불평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일자리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의 질 개선을 위한 평가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여성 장관 30% 달성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18명의 장관급(국가보훈처 포함) 중 여성은 총 6명(33.3%)이 됐다. 청와대는 1기 내각 인선에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여성 장관 30%’를 달성하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써 왔다. 남아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남성이 지명되더라도 여성 장관 비율은 약 32%에 달한다. 김대중 정부 이후 초대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노무현 정부(21.5%) 때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배경에는 현역 의원 출신들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 사람도 낙마하지 않은 ‘현역 불패’도 고려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역 정치인 출신이 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많다는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큰 어려움 없이 국회 문턱을 넘어 임명됐다.
청와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처리되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바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 청와대 인사는 “인사추천위원회를 거쳐 비(非)정치인 출신으로 상당 부분 압축했다”고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제외한 새 정부 초대 내각의 장관급 18명은 영남 6명, 서울·수도권, 충청, 호남이 각각 4명으로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됐다. 행정고시 출신은 3명이고, 사법시험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수석급 이상 고위직 인사 가운데 사법시험 출신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서울(62) △무학여고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서강대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상임부위원장 △17·19·20대 국회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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