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G(Game)-200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가 열린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강원도 음식 맛보기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메밀전병을 맛보려 하자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문 대통령에게 이렇게 농담을 던졌다. 멋쩍은 미소를 지은 문 대통령에게 황 씨는 메밀전병과 감자전, 곤드레차돌샐러드 등 강원도 음식을 설명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팀이 온다면 개마고원 감자를 좀 가져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황 씨의 말을 받아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마고원 감자와 강원도 감자가 만나는 한민족 축제의 장이 되면 좋겠다”며 “북한의 결단만 남았다. 북한의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베를린 구상’ 등에서 문 대통령이 수차례 촉구한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통한 남북교류 재개를 다시 한 번 촉구한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하는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올림픽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또 다른 홍보대사인 ‘피겨 여왕’ 김연아로부터 홍보대사 직함이 찍힌 대형 명함을 받은 문 대통령은 직접 홍보 활동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태블릿PC를 통해 ‘2018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하나 된 열정으로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적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배구 국가대표인 김연경 선수에게 해시태그(#)를 달아 보냈다.
김연경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을 지목해준 문 대통령께 감사를 표한 뒤 메시지 릴레이 주자로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축구해설가 이영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터키에서 함께 활동했던 태국 배구선수 눗사라 똠꼼을 지목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김연아 등 참석자들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한 줄로 서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 ‘기차놀이’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은 치유의 올림픽이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오랫동안 힘들었던 국민들이 치유받고 희망을 갖게 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부터는 중앙정부가 힘을 모아서 평창 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시켜 내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르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반드시 성공시킬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통화를 하고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했고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기업들, 특히 공기업들이 올림픽을 위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더 많은 후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언급하면서 기업들의 후원을 직접 당부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코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재정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 이후 기업 후원금이 줄어들면서다.
이날 문 대통령이 ‘치유의 올림픽’을 언급하며 국정 농단 사건으로 흠집 난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인식을 바꿔 달라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기업 후원 요청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예산 부족 문제는 정부와 조직위가 책임지고 풀어갔으면 한다”며 “민간 기업과 공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힌 데 이어 5일에는 최 지사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공기업 후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반 기업들에 대한 압력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문 대통령이 이날 밝힌 대로 대형 공기업을 중심으로 지원 요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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