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평의회에서 대법관 선출… ‘전관’ 변호사 개업 법률로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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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보고서
“대법원장 제왕적 권한 견제하고… 중립적 합의기구가 법관 인사”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법관 인사를 담당할 헌법상 기구인 사법평의회 신설을 포함한 사법부 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개헌특위 자문위 2소위 사법부 분과는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문보고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자문위 보고서는 법적인 강제력은 없지만 향후 국회가 논의할 개헌 방향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문위는 보고서에서 대법관과 법관 인사 및 법원의 예산 문제 등 사법행정 전반을 총괄할 헌법 기구인 사법평의회 설치를 건의했다. 사법평의회는 국회에서 선출하는 위원 8명과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 법관회의가 선출하는 6명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국회가 사법행정의 주도권을 쥐는 구조다. 사법평의회 위원의 임기는 6년으로 하고, 위원으로 임명되면 법관을 겸직할 수 없으며 위원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대법관이 될 수 없도록 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분산하고, 중립적인 합의체 기구가 법관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사법부 내부에서 법관 인사를 할 경우 법관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느라 필연적으로 정치성을 띨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법평의회에는 현재 대법원장이 행사하고 있는 대법관 임명 제청권도 부여된다. 사법평의회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대법관 후보자를 뽑도록 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현재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인 대법관 수도 24명 이상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문위는 개정 헌법에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인 전관예우를 근절할 근거 조항도 삽입하자고 제안했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법률로 제한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국회에 사법행정권을 내주는 자문위 보고서 내용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사법평의회에 법관 인사권을 부여하면 궁극적으로는 법관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부산지법의 한 판사는 “국회 등 제3의 기구가 객관적, 중립적 근무평정을 토대로 인사를 하는 편이 현행 제도보다 공정할 것”이라며 찬성했다.

● 법관회의 “특위 만들어 개헌관련 논의”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는 일선 법원 대표로 뽑힌 법관 94명이 모여 2차 임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를 열고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법평의회 신설 등 개헌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이호재 기자
#사법평의회#대법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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