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담뱃값 인하 추진…정치권 “코미디” “자기모순” 비판 줄이어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7월 26일 15시 14분


자유한국당이 여당 시절 올렸던 담뱃값을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26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기모순”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국당은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담뱃값을 2년6개월여 만에 도로 인하하는 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9대 대선 후보시절 담뱃세 인하를 공약한 바 있다.

앞서 박근혜정부와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은 담뱃값 인상을 추진해 2015년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성인남성 흡연율을 44%에서 29%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치도 있었다. 하지만 금연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세수만 예상보다 증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근혜정부와 함께 담뱃값 인상을 주도했던 한국당이 정권이 바뀐 뒤 담뱃값 인하를 추진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세를 이제 와서 내리자는 발상은 자신들이 내세운 인상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며 “신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세금을 다뤄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코미디냐. 누리꾼들이 ‘정치가 장난이냐’고 비하한다”며 “새누리당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 와서 내린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은 국민건강이 나빠져도 된다는 것이냐”며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해 감세안이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재전건전성을 사명으로 하는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린 것”이라며 “한국당이 극우화됨에 따라 극우정당으로 분류해야 마땅하지만 여기에 더해 포퓰리즘 정당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몰락하는 한국당 의원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나와 바른정당이라는 구축함에 옮겨 타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도 “자기모순도 이런 자기모순이 없다”며 “지난 정권 부자감세로 부족해진 세수를 메우기 위해 억지로 짜낸 꼼수가 바로 담뱃값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묘하게 가격을 올려 서민들 호주머니만 털어댄 꼴”이라며 “정권을 잡았을 때는 서민들 호주머니를 신나게 털고, 정권이 바뀌니 선심 쓰듯 담뱃값을 내리자는 후안무치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지난 정권의 주체로서 저지른 실정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한국당은 담뱃값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으니 함구하는 편이 오히려 이득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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