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2차 도발/김정은의 속셈은]도발 전날엔 실내서 발사승인 서명… 발사 당일엔 야외서 모니터 지켜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사일 도발 전후 1박 2일 동안 두 개의 ‘운명의 책상’에 앉았다. 한 번은 평양의 평온한 서재였고, 다른 한 번은 지붕도 없는 자강도의 야전 지휘소였다.
조선중앙TV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전날 발사 모습과 함께 김 위원장의 활동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전했다. 앞선 4일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북한의 입’으로 불리는 아나운서 리춘희(74)를 통해서였다.
10분 41초짜리 관련 보도에서 김 위원장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책상에 앉았다. 먼저 27일 평양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서재 책상에 앉아 발사 승인 문서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갈기듯 서명했다. 흰색 반팔 셔츠에 안경을 낀 김 위원장의 표정은 비교적 차분해 보였다. 책상 위 서류와 필기구도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자강도 미사일 발사대 인근에서 찍힌 김 위원장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한미 정보당국의 눈을 피해 건물의 옥상이나 베란다로 보이는 공간에 마련된 야전 지휘소에는 지붕조차 없었다. 책상 위에는 지휘봉과 지도, 쌍안경, 그리고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김 위원장은 긴장한 표정이었고, 미사일 발사 후에는 관계자들과 함께 모니터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하지만 발사 성공을 보고받은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웃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매일매일 현황을 보고받고, 발사 당일 현장을 찾았다”(조선중앙통신 29일)는 김 위원장은 긴장이 한순간에 풀린 듯했다. 한 관계자가 오른손 주먹을 쥐고 파이팅하는 ‘다소 무례한’ 자세를 취했지만 김 위원장이 너털웃음을 짓는 장면도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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