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독자제재 마땅한 카드 없어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1일 03시 00분


[北 ICBM 2차 도발/정부 긴박한 대응]문재인 대통령 “독자제재 방안 검토” 지시… 개성공단 폐쇄-교역 중단 이미 시행
靑 “남북간 대화 기조는 살아있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화성-14형 2차 도발 다음 날인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우리의 독자적 대북제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길 바란다”고 주문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개성공단 폐쇄도 1년 5개월째,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남북 교역을 전면 중단한 5·24조치까지 취한 상태라 우리 수중에 남은 독자 제재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정부가 독자 제재안을 실무 검토하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교부 당국자도 “독자 조치를 취한다면 한미, 한미일 공조라는 틀에서 검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말할 것은 없지만 독자적 제재 방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며 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자 제재를 해야겠는데 뾰족한 수가 현재로선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외국을 통한 우회 제재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에게 지불하는 임금의 80%가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쓰이는 만큼 인권 착취라는 관점에서 외국의 협조를 구하거나 중국산으로 위장된 북한산 농산물 경공업제품의 수입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 상황에서도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대북 대화 기조는 포기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고위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면으로 압박과 제재를 최대 강도로 높이고 있지만 결국 탈출구로서의 남북 간 대화라는 부분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고 독자적 제재까지 마련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독자제재#남북대화#정부#개성공단#교역 중단#청와대#화성14형#icbm#미국#탄두#북한#무게제한#철폐#사거리#800km#미사일#500kg#중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