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의 전쟁’ 8·2부동산대책 발표
3일부터 서울 전역 투기과열지구… 11개구는 투기지역으로 중복규제
재건축 조합원 보유 집 거래 금지, 시세 80%인 ‘신혼희망타운’ 조성
3일부터 서울 강남 서초 등 11개 구와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동시에 묶인다. 이 지역에선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아파트의 거래가 금지되고 가구당 주택담보대출을 1건만 받을 수 있는 등 대출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내년 4월부터 서울 세종 부산 등에서는 다(多)주택자들이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의 최고 6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신혼부부가 주변 시세의 80%에 입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이 경기 과천, 위례신도시 등에 조성된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자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대책’이 나온 지 불과 40여 일 만에 나온 추가 대책이다.
6·19대책이 투기 수요를 향해 꺼낸 ‘옐로카드’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초고강도 ‘레드카드’로 업그레이드됐다. 세제, 금융, 청약, 재개발 재건축 관련 규제들이 총망라됐기 때문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완화하거나 폐지된 대책들도 대거 부활했다.
내년 4월부터 전국 40개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는 2주택자는 기본 세율(6∼40%)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가산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또 이 지역들에서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나야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을 거주공간이 아니라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2005년 ‘8·31대책’ 이후 12년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책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나오는 등 주택시장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당분간은 정부가 의도한 대로 집값 하락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수요만 틀어막아서는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