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우리 사회에서 무너진 게 많은데 가장 심하게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우리 방송, 특히 공영방송 쪽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지난 정권에서 방송을 정권의 목적에 따라 장악하면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며 “방송의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해주고 그런 가운데 언론의 자유가 회복될 수 있도록 방통위원장께서 각별히 관심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임 방통위원장은 오랜 세월 만난 적이 없고 원래도 개인적으로 안면이 없는 분”이라며 “그런 분을 방통위원장으로 모신 것은 그야말로 방송을, 정치적 독립을 유지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통신은 정치적으로 관심이 없는데, 방송은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관심이 많아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며 “어떤 정권에도 좌우되지 않는 정말 불편부당한 방송을 만들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정상화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한 TV 토론회에서 해직 언론인 전원 복직과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2012년 파업 후 노조원에 대한 경영진의 부당 노동행위를 조사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부당행위가 드러나면 방통위원장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감독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경우 방문진 이사 교체가 가능하고, 최종적으로 MBC 사장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문 대통령의 ‘공영방송 정상화’가 또 다른 방송 장악 음모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장인 강효상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은 보수정권을 탓하기 전에 좌파정권 10년에서 언론사 세무조사, 기자실 대못박기, 공영방송사 사장에 정연주, 최문순 사장을 임명했던 코드 인사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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