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9일 MBC가 기자들의 성향을 분류한 문건 내용에 따라 부서 배치와 인사 조치를 했다는 이른바 ‘MBC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이 문건은 2012년 파업 당시 언론노조로 활동했던 한 기자가 작성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청와대가 MBC를 흔들기 위해 치밀한 사전각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MBC 카메라기자의 성향을 분석한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언론노조는 특정문건이 마치 MBC 사측이 개입된 블랙리스트인 것처럼 주장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문건은 2012년 파업 당시 언론노조로 활동했던 한 기자가 작성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작성자가 본인의 SNS에 사실을 밝힌 것”이라면서 “해당 기자는 언론노조원 간의 편 가르기, 부정부패, 이중적 태도 등에 회의감을 느껴 작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동료 간 공유까지 했던 개인 문서가 한순간 블랙리스트로 둔갑한 것이다. MBC 사측의 요구대로 언론노조는 입수경위 등을 즉각 밝혀야 하며,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련의 상황을 종합했을 때, 청와대가 MBC를 흔들기 위해 치밀한 사전각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청와대가 기획하고, 언론노조가 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면서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청와대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흔드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론노조의 동료가 작성한 이 문건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면, 언론노조 지도부 자신들이 작성·공개했던 소위 ‘언론인 부역자 명단’을 상기해야 한다”며 “이 명단이야 말로 문재인 정부에 바치는 블랙리스트로, 명단에 오른 언론인들이 입은 큰 상처를 역지사지하여 사과·반성부터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MBC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행태를 볼 때, MBC판 블랙리스트의 존재 역시 예측 가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충격적이다. 아주 구체적인 성향 분석이 된 문건이 공개됐음에도, MBC 사측은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한다”면서 “MBC 사측의 요구대로 법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찰의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개된 문건은 카메라 기자에 한정된 것으로, 이 외에도 취재 기자, 아나운서 등에 대한 또 다른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MBC 구성원들을 감시하고 그에 따라 성향을 분류한 블랙리스트가 공개됐다. 이 문건의 내용에 따라 부서배치와 승진 등의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봐서는 경영진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직원들을 감시하고 경영진의 입맛에 따라 인사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짓밟는 행위로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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