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21일 시작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이하 을지훈련)과 관련, “(미군 참여수가 줄어든 건)어쨌든 북에 일단 ‘테이블에 앉아라, 얘기를 나누자’ 하는 국면전환 신호를 보냈것이라고 보지만, 아쉬운 것은 실기(失期)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21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은 2015년 하반기부터 “한미훈련을 중단하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라고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이런 얘기가 나왔지만 그때마다 이것을 무시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6월 20일 인도주재 북한대사가 방송에 출현해 공개적으로 “한미군사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든, 항구적으로 중단하든,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핵 실험과 미사일을 잠정적이든 항구적이든 중단할 수 있다” 이렇게 제안했는데, 여기에 대한 응답으로 열흘 뒤인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방문 연설에서 “불법적인 일과 합법적인 일을 서로 교환할 수는 없다”고 얘기했다”며 “불법적인 일은 핵과 미사일 실험인 것이고, 합법적인 일이라는 것은 한미 군사훈련인데, 이걸 서로 교환할 수 없다고 답했단 말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김대중 대통령 같았으면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 갔겠느냐,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받아서 ‘쌍중단’을 제안했다. ‘쌍중단’이란 것은 ‘한미 훈련을 중단하고, 핵과 미사일을 중단하자, 서로 입장을 조율하자는 것인데,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북핵 관련해서 중재 역할만 했지, 중국의 독자 안이라는 것을 만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한다”며 “북한의 입장을 받아서 나름대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안을 만들어낸 것인데, 이 자체에 대해서 박근혜 정권은 몰라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서조차 길을 막고 있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992년 남북관계가 한참 봇물이 터졌을 땐, 팀스피릿 훈련도 중단한 적이 있다. 훈련은 중단했다가 또 문제가 생기면 금방 다시 복원할 수도 있다”며 “우리의 목적은 한반도에서 위기를 관리하고 평화를 만드는 것 아니겠나. 어떤 것이 본질인지, 어떤 것이 기술적인 것인지, 이것을 분간해야 한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