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정부, 선거캠페인 하듯 국정운영… 모래성같이 아슬아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인터뷰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정치인으로서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에 갑자기 주먹을 쥐고 “국가와 미래가 걱정이다.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정치인으로서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에 갑자기 주먹을 쥐고 “국가와 미래가 걱정이다.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마치 모래성같이 아슬아슬하다. 언제 꺼질지 불안 불안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선거 캠페인을 하듯이 하루에 사진 한 장씩 찍는 이벤트성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문재인 정부를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 국민의당이 중심을 잡고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 여당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지방선거 국민의당 중심으로 치를 수 있어”

이날 오후 경기 양평에서 ‘정기국회·국정감사 대비 의원 워크숍’ 일정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온 안 대표는 당 대표실에 앉자마자 ‘국민의당 선도론’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이 이념과 가치 중심의 정당이라면 국민의당은 사안별로 다른 야당은 물론 정부 여당과도 정책연대를 할 수 있는 실천적 문제해결 중심 정당”이라며 “우선 내부 결속부터 다지는 일을 열심히 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시도에서 모두 후보를 내고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내년 지방선거 때 보수 야당과의 선거연대론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우뚝 선다면 국민의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안 대표는 한국당과의 관계를 묻자 정색하며 “한국당과는 이념과 정체성이 다르다. 또 한국당은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구태다”라고 질타했다.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다른 당만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즉답을 피한 뒤 “국민의당부터 제대로 된 야당을 하겠다”고 해 여지를 남겼다. “지방선거 때 바른정당 인사들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민주당에서도 넘어올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다당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인사들이 (민주당에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 “한반도 운전석론, 모두 다른 차를 타고 있어”

전당대회 때 ‘선명한 야당’을 강조했던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안 대표는 “정부가 복지와 증세 문제 등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결정을 하면서도 무엇에 떠밀리듯이 결정을 하고 있다”며 “세부 실행계획이 보이지 않는 데다 특히 재정 조달 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 언급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운전대에 앉아있는데 다른 분(외국 정상)들은 모두 다른 차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상 간 신뢰 형성과 외교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둘 다 부족하다”며 “지금은 북한에 대화를 구걸할 때가 아니라 제재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때”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대화론에 대해서도 “나약한 유화론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햇볕정책의 기본은 튼튼한 안보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전쟁을 막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진정한 햇볕정책도 아니다”고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를 연계하는 것은 대국으로서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정부가 사드 문제를 놓고 왔다 갔다 하는 행보로 중국이 헛된 기대를 갖게 만들면 우리의 고통만 더 길어진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사드 문제가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미국에서 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외교적 노력을 통해 중국에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며 조속한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의 일부 공직후보자에 대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을 위한 표결에 대해 안 대표는 “본회의 표결에 가려면 국회의장 직권상정밖에 없다”며 민주당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직권상정을 통한 표결이 이뤄진다면 결국 국민의당이 (인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실망을 넘어 절망했다. 자진 사퇴시켜야 한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안철수#문재인 정부#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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