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 회사 운영 60대 여성
“李, 사업권 수주 도와준다고 해 명품시계 등 6000만원 건네”
문자 등 공개… 檢에 진정서 제출
李 “사업 어렵다며 돈 융통 요구
사기 전과범의 일방적 주장”
정기국회를 앞둔 31일 바른정당은 경기 파주에서 연찬회를 열었지만 당 안팎 분위기는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올해 6월 당 대표로 선출된 이혜훈 대표(53)의 금품 수수 의혹이 갑작스럽게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날 모 언론은 ‘이 대표가 20대 총선에 당선되면 사업 편의를 봐주겠다고 해 이 대표에게 명품 가방과 시계 등 수천만 원대 금품을 제공했다’는 한 사업가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 대표는 “사기 전과범의 일방적 주장이며, 명백한 허위”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본보는 진위 파악을 위해 이 대표에게 금품을 줬다고 주장한 P사의 회장인 A 씨(65·여)와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 공연기획과 인테리어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A 씨는 “2015년 10월 23일 이 대표의 지역구 한 호텔에서 만난 첫날 루이뷔통 지갑을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산 뒤 그 속에 현금 100만 원을 넣어 호텔 로비 1층에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때부터 올해 4월까지 까르띠에 시계와 옷, 현금 4000만 원 등 모두 6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시로 건넸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이 대표가 30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의 수도권 사업권을 맡도록 도와주겠다며 대기업의 임원을 함께 만났고, 이 사업 수주가 제대로 안 되자 또 다른 대기업 2곳의 임원을 차례로 소개했다”며 이 대표 측에서 A 씨와의 만남을 주선한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까지 공개했다. 본보가 입수한 이 문자에는 ‘이 의원실과의 오찬 공지’ ‘대기업 ○○○ 부회장님과 약속을 잡으려고 전화를 드렸는데, 통화가 안 돼…’ ‘이 의원실 조찬 확정 ○○호텔 07시 30분 예약자명 ○○○’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 씨는 “이 대표가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그 대가로 수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으며, 올해 4월 사업이 무산되면서 내가 이 대표에게 항의했고, 그 다음 달인 5월 현금 일부와 지갑, 시계 등을 돌려받았다”며 이날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낸 데 이어 연찬회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 대표는 A 씨에 대해 “정치권 원로인 한 친박 인사를 통해 ‘언론계, 정계 인맥이 두터운 동향인이라 돕고 싶다’며 접근해 와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업 수주 관련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자원봉사자로 제가 방송 인터뷰가 있으면 모니터링도 해주고 의상이나 메이크업을 도와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사기 전과범”이라며 “주장도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A 씨는 대출금을 편취하고, 대출 청탁을 위해 시중은행 지점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사기, 뇌물공여)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대표는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선 “저한테 먼저 (금품 지원을) 권하며 ‘지금 필요한 것 같으니 쓰고 형편 될 때 갚으라’고 했다”며 “중간중간 갚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는 방식으로 지속하다 약 3, 4개월 전에 다 갚았다”고 해명했다. 또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은) A 씨가 코디 용품이라며 일방적으로 들고 왔고, 구입 대금도 모두 오래전에 전액 지급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A 씨의 폭로에 대해 “A 씨가 ‘사업이 어려워졌다, 생활이 어렵다’고 돈을 융통해 달라고 계속 졸랐는데 응하지 않아 결국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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