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유정 주식거래 진정서 오면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일 03시 00분


불공정 거래로 12억 차익 의혹
李 “위법-불법 개입된 적 없다”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1일 “이 후보자의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한 진정서가 들어오면 내용을 면밀히 살핀 뒤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의혹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해 조사를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부장판사를 지낸 이 후보자의 남편은 지난해 2월 이 후보자가 2억9000만 원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재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가 지명 이후 신고한 재산엔 주식 보유액이 15억1000만 원으로 늘어나 있어 재산 형성 과정에 의문이 제기됐다. 1년 반 만에 주식 가치가 12억 원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 후보자는 ‘가짜 백수오’ 파문이 일었던 내츄럴엔도텍의 비상장주식을 동료 변호사로부터 사들인 뒤 이를 통해 5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2013년 내츄럴엔도텍 주식 1만 주를 주당 2만2000원에 샀지만 그해 10월 상장된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며 2015년 4월엔 9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가짜 백수오 파동이 터지면서 5월 중순에는 주가가 1만 원 이하로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 이 후보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내츄럴엔도텍의 사건을 수임한 적이 있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얻은 것이라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또 코스닥 종목인 미래컴퍼니의 주식을 지난해 3월 매수해 현재까지 4억 원이 넘는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식투자에 있어 위법이나 불법이 개입된 적은 없다”며 “미래컴퍼니는 임직원 대주주 등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고 이 회사 사건을 수임한 적이 없는 만큼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일해 온 법무법인이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수행한 것도 내가 주식을 산 뒤 1년 6개월 뒤의 일이며, 가짜 백수오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뒤에야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에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정부의 ‘2016 회계연도 결산안’ 상정도 불발돼 2011년 후 6년 연속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됐다.

송충현 balgun@donga.com·최고야 기자
#이유정#주식거래#금감원#헌법재판관#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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