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역사에 무지했다” 사퇴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일 03시 00분


독재 미화-뉴라이트 논란 해명
“부족하지만 나라에 공헌할 일 있어”

靑 “분위기 반전, 본인 역량에 달려”
7일 청문회 뒤 여론추이 보기로

“제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49·사진)는 정치권의 사퇴 압력을 사실상 거부했다. 독재 미화와 뉴라이트 역사관 옹호 논란에 대해서는 “역사에 무지해 생긴 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박 후보자의 해명을 지켜본 중소기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하면 산적한 중소기업계의 현안들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중소기업계는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근로시간 단축’ 입법부터 걱정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확대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면 일부 중소기업들은 당장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계는 16.4%가 오른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복리후생수당, 고정상여금 등 실제 받는 임금 총액으로 최저임금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부 장관이나 청와대 중기비서관의 공석이 계속되면 이 같은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할 통로가 없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불만이다. 김경만 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상반기에 미뤄졌던 ‘중소기업인대회’를 청와대에서 열면서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던 계획도 장관이 낙마하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창조론을 지지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활동은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역사관을 빌미로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후보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기로 한 만큼 청문회까지는 가게 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본인의 역량에 달렸다”고 말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문병기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장관#후보자#박성진#뉴라이트#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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