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통화에서 “한국 국방력 강화에 필요한 첨단무기 또는 기술 도입을 미국이 지원하는 협의를 진행하자”는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대목을 통화 직후엔 공개하지 않다가 백악관이 추후 이 대목을 공개하자 뒤늦게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군 무기 도입 협의 내용을 공개할지를 놓고 한미 간 온도차가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은 두 정상 간 통화 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군사장비를 구매하려는 한국의 계획을 개념적으로 승인(conceptual approval)했다”고 밝혔다. ‘개념적 승인’은 구체적인 협상이 오가기 전 서로 기본적인 인식을 공유했다는 취지의 표현이라고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 간 통화에서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협상이나, 구매 액수(수십억 달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미국이 한국에 필요한 첨단무기 또는 기술 도입을 지원하기로 한 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이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군사장비를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구매하도록 허락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일각에선 북핵 위기를 계기로 트럼프가 마치 시혜(施惠)하듯 한국에 미군 무기의 구매를 승인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무튼 이날 통화에 따라 한국군이 추진 중인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필요한 미국의 첨단무기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F-35A 스텔스전투기와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의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물량을 추가로 구입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군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도입 물량이 60대에서 40대로 줄어든 F-35A 전투기의 추가 도입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이지스함 발사용 SM-6 요격미사일의 도입도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TEL)과 병력 등 북한군 지상전력의 움직임을 샅샅이 추적할 수 있는 고성능 지상감시정찰기(조인트스타스·JSTARS)와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은밀히 제거하는 무인공격기, 최신형 대잠초계기(P-8)의 대한(對韓) 판매나 관련 기술의 공유를 미국에 적극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