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열흘 황금연휴’…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대기업-공무원 “경제활성화 동참”
中企-자영업자는 매출 걱정 한숨
해외여행 예약 인원 작년의 2배
《 정부가 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의결하면서 추석 명절을 앞둔 9월 30일(토요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월요일)까지 최장 열흘간 쉴 수 있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은 추석연휴와 함께 사상 유례없는 10일간의 긴 연휴를 보내게 된다”며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
“안보가 엄중한 상황에서 임시공휴일을 논의하는 것이 한가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임박해서 결정하면 산업·수출 현장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어린이집 휴무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줄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가진 국무회의에서 추석 연휴 하루 전인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 의결로 국민은 최장 열흘간의 연휴를 맞게 된다.
산업계는 이번 연휴로 인한 경제효과가 최소 5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3일 연휴가 됐을 때, 현대경제연구원은 여행비 등 소비지출액을 1조9900억 원, 숙박·음식·운송 서비스업 등 분야의 생산유발액을 3조8500억 원으로 추산했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정부 방침에 적극 동참해 경제 활성화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제조업체들은 꼭 필요한 생산라인을 제외하곤 가동을 중단해 휴가를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회사원 김동준 씨(32)는 “유례없는 휴가를 받은 기분”이라며 “가족들과 가을 바다라도 보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관광업계는 황금연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5일 현재 하나투어에서 9월 30일부터 10월 9일에 떠나는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사람은 7만5000여 명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3∼18일)의 3만9000여 명보다 92% 늘었다.
황금연휴 때 스포츠를 즐기는 시민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막판을 맞아 순위 경쟁이 뜨거운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이번 연휴가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다관중 기록(약 834만 명)을 넘어설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중소기업 직원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연휴가 끝난 뒤 밀려올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돌리면 휴일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일에도 임차료를 그대로 내야 하는 자영업자들도 걱정이 앞선다. 서울 관악구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김모 씨(45·여)는 “사람들이 전부 해외로 떠나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직원들도 급한 현안이 없는 한 대부분 연휴 행렬에 동참할 예정이다. 세법개정안, 예산안 등 굵직한 업무들을 끝낸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대부분 부처에서 연휴에 처리하기 힘든 일정을 연휴 뒤로 미루고 있다.
중고교에선 중간고사를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일부 중학교는 학생들이 연휴 기간에 시험 공부에 매달리지 않게 중간고사를 이달 말로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교는 연휴 이후 시험을 보는 학교가 많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자녀를 돌봐야 하는 맞벌이 가정도 걱정거리가 생겼다. 자영업자 김모 씨(35)는 “연휴 때 일을 해야 해서 아이 맡길 곳을 찾아야 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어린이집에 “다음 달 2일에도 문을 열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연휴 기간에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감염병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응급의료과, 감염병 긴급상황센터 등 휴일에 비상대기 근무를 해야 하는 부서는 업무 부담에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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