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저출산 대책’에서 ‘저출산’이란 용어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가족 행복’ 개념을 강조할 예정이다. 여성을 출산 도구로 인식하는 저출산 대책으로는 지금과 같은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다.
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저출산 대책의 대혁신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큰 틀의 정책 방향을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03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10년간 100조 원을 썼는데, 저출산 문제의 해결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가가 출산율 목표치를 정하고 ‘애를 많이 낳아 달라’고 호소하는 식의 접근으로는 출산세대(20, 30대)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다”며 “저출산 정책의 기조 자체를 가족 행복을 위한 출산과 육아에 방점을 두고 개인의 부담을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쪽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즉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담은 ‘아이와 가족이 행복한 사회’라는 목표 속에서 정책 수단과 방향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저출산 극복’ ‘인구절벽 탈출’ 등을 대체할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연내에 만든 뒤 ‘가족 행복’에 적합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은 ①저출산의 심화→②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국가 존속 위협→③출산율 제고를 위한 각종 지원→④2020년까지 출산율 1.5명, 연간 신생아 수 45만 명 유지 목표 완수라는 틀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저출산 대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오히려 저출산 위기는 더 심화됐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실제 올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35만 명대가 붕괴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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