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핵실험 이틀뒤 최악상황 대비… 핵-생화학 방호훈련도 동시에 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중국군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것으로 보이는 실전 훈련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중국 공군이 핵실험 이틀 뒤인 5일 북한과 인접한 보하이(渤海)만에서 적의 기습 미사일을 요격하는 훈련을 실시하면서 핵·생화학 방호 훈련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을 방위하는 중국군 사령부는 최신형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차량에 탑재하는 훈련을 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군 소식을 전하는 중국쥔왕(中國軍網)은 5일 새벽 공군 방공여단이 보하이만 해상에서 저공으로 날아온 미사일을 보하이만 해변 기지 발사차량의 미사일로 요격하는 훈련을 진행해 첫발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보하이만 해상으로부터 날아온 미사일은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쥔왕은 이어 “핵·생화학무기 방호 등 특수 상황에 대해 실제 전장 환경에서 신속하게 목표물을 명중하는 실전 능력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반도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핵·생화학 공격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북한 도발(6차 핵실험)에 대한 규탄이자 중국군이 전쟁에서 무기를 실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쥔왕은 또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이달 초 수도권을 방위하는 중앙전구(戰區) 공군의 지대공 미사일 여단이 중국 북부지역에서 최신형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훙치(紅旗·HQ)-9(최대 사거리 200km)를 발사차량에 장착하는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5일 전한 것으로 볼 때 6차 핵실험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훙치-9는 고도 30km 이내에서 적의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중국이 크게 화가 났다”며 “대북 유화 접근을 주장해온 비둘기파 학계가 점점 설자리를 잃고 대북제재를 찬성해온 매파 학계 그룹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핵실험#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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