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정국 영향 젊은층 관심 늘어… 20대 투표율, 76.1%로 7.6%P 급등
30대, 70%→74.2%로 높아져… 30대이하 사전투표 적극적 참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돼 5월 9일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20, 30대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최근 20년간 치러진 대선 가운데 처음으로 19세에서 60대 이상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투표율 70%를 넘겼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18대 대선에 비해 20대(68.5%→76.1%)와 30대(70.0%→74.2%) 투표율은 높아진 반면에 40대(75.6%→74.9%), 50대(82.0%→78.6%), 60대 이상(80.9%→79.1%) 투표율은 낮아졌다. 특히 20대 투표율은 1997년 15대 대선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19세 유권자의 투표율도 77.7%로 역대 가장 높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됐던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연령별 투표율과 비교하면 20대는 29.5%포인트, 30대는 19.1%포인트가 수직 상승했다. 지난 대선은 17대 대선보다 전체 투표율이 63.0%에서 77.2%로 오르면서 40대(8.6%포인트), 50대(2.0%포인트), 60대 이상(2.8%포인트) 투표율도 올랐지만 20, 30대 투표율의 상승 폭과는 차이가 컸다. 박 전 대통령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의 정권 교체에 대한 젊은층의 기대가 투표율 상승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지난 대선에서 처음 실시된 사전투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9세와 20대는 전체 사전투표율(26.1%)을 웃도는 35.3%와 35.7%를 각각 기록하며 연령대별 투표율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도 25.8%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젊은층의 투표 열기는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24세에서 81.8%, 35∼39세에서 80.2%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50대 이상에서는 70% 아래로 투표율이 떨어졌다.
20, 30대의 높은 투표율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2위를 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역대 최다 표차를 기록한 원인으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홍 대표에 비해 20대에서 47.6% 대 8.2%, 30대에서 56.8% 대 8.6% 득표율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동국대 박명호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젊은층의 참여 확대는 최근 선거에서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고, 여기에 촛불집회의 영향으로 더 강화됐을 것”이라며 “50대 이상의 참여가 떨어진 것은 보수 진영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성별·연령별로 봤을 때는 70대 남성(86.1%), 60대 남성(85.2%)의 투표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궤멸 위기에 처하자 적극적으로 선거에 임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성별로는 18대 대선 당시 여성이 남성 투표율을 추월한 데 이어 지난 대선에서도 여성(77.3%)이 남성(76.2%)보다 높았다.
이번 분석은 선관위가 전체 유권자 4243만2413명 가운데 10.3%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표본조사 투표율은 실제 투표율(77.2%)과 0.4%포인트 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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