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불사격 현무, 1발은 추락 ‘망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6일 03시 00분


北미사일 비행중에 2발 발사… 평양 사거리 250km 표적 1발만 명중
킬체인 핵심 전력… 부실 우려

15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육군이 맞대응 실사격 훈련을 위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A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15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육군이 맞대응 실사격 훈련을 위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A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15일 북한이 ‘화성-12형’ 추정 미사일을 쏜 지 6분이 지난 오전 7시 3분.

강원지역 동해안에서 현무-2A 탄도미사일(최대 사거리 300km) 2기가 2, 3초 간격으로 하늘로 치솟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전 승인을 받은 군은 현무-2A를 250km 떨어진 표적에 명중시키는 것을 목표로 발사 단추를 눌렀다. 현무-2A 발사 지점에서 평양 순안비행장까지 거리가 250km인 점을 고려해 도발 원점을 초토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무력시위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북태평양을 향해 한창 비행하던 시각, 현무-2A 중 첫 번째 미사일도 남동쪽으로 비행한 뒤 표적을 명중시켰다. 북한 미사일이 낙하하기도 전에 한국군 대응 사격이 실시된 건 처음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그런데 두 번째 미사일에서 문제가 터졌다. 발사 수초 만에 해상으로 추락한 것이다. 현무-2A 탄도미사일 실사격은 이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6발 실시됐는데, 추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무-2A의 맥없는 추락은 압도적인 대응전력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불안감만 키웠다. 군 당국은 “폭발은 아니다. 추락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현무의 추락은 북한이 핵·미사일 사용 임박 징후를 보일 때 이를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현무 탄도미사일은 ‘한국형 3축 체계’의 하나인 킬체인의 핵심 전력이다. 하지만 현무-2A는 2006년 실전 배치된 이후 실사격 이력이 올해를 제외하고는 없어 성능 검증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은 “수많은 배와 항공기가 오가는 한반도 주변 여건상 수백 km급 탄도미사일 실사격에 제한이 아주 많다”며 “실사격 이력이 부족한 만큼 현무 탄도미사일이 실전에서 성능을 다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미사일#현무#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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