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반정부 성향 문화예술인 ‘퇴출 시도’, 일명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배우 문성근 씨(64)가 18일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날 문 씨는 국정원 심리전단이 자신과 동료 배우 김여진 씨(43)의 나체 합성사진을 제작해 유포한 데 대해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일베’(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와 같은 것 아니었느냐”며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도 직접 소환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7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은 뒤 문 씨는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시위에 (국정원이) 800만 원을 지급했다는 등의 문건을 직접 봤다”고도 말했다.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등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이른바 사이버 외곽팀 운용 의혹 관련자 3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도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영장심사는 외곽팀장으로 활동한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 전현직 간부 두 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8일 기각한 오민석 부장판사(48·사법연수원 26기)가 맡았다.
민 전 단장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사이버 외곽팀 팀장들에게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를 받고 있다. 앞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66·구속 수감) 재판에서 사이버 외곽팀 활동에 대해 거짓 증언을 한 혐의(위증)도 적용됐다. 이날 사이버 외곽팀장으로 활동하며 활동비 약 10억 원을 받은 민간인 송모 씨와 국정원 재직 시절 외곽팀 활동비를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돈을 빼돌린 전 심리전단 직원 문모 씨도 함께 영장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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