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려 알지만 객관적 분석 필요”… 상무장관-트럼프 측근 따로 면담도
한미 정상회담때 김현종 배석 예정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상호 간 경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한미 FTA를 굳건히 지키면서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한미 FTA 폐기 검토 움직임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폐기 논의 중단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과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등 미국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한미 FTA 개정은)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이뤄진 한미 FTA 개정 실무협의에서 미국 수출품에 대한 조기 관세 인하 등 강도 높은 요구를 쏟아낸 뒤 폐기 통보를 검토하는 등 강경한 협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 측에 한미 FTA 유지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나선 것이다. 북핵 문제로 한미 공조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양국 관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과 함께 본행사에 앞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슈워츠먼 회장 등과 만나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 장관은 미국 통상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6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에 대해 공세를 편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의 호혜성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바란다”며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협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한미 FTA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배석시켜 한미 FTA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핵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지금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베를린 구상’과 ‘신북방경제’ 비전을 설명하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경제협력의 틀로 들어올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남북경협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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