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무너질때까지 싸워라”… 원세훈, 박원순 제압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檢, 개입정황 드러난 녹취록 입수
문성근-김여진 합성사진 유포… 국정원 직원 2명 구속영장 청구
어버이연합 사무실 이미 폐쇄… 압수수색 못해 자료 확보 실패

검찰이 20일 배우 문성근 씨(64)와 김여진 씨(43)의 나체 합성사진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국가정보원 전 심리전단 팀장 유모 씨와 팀원 서모 씨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유 씨와 서 씨는 문 씨가 2010년 8월경부터 당시 야당 통합 정치 활동을 하자 ‘좌편향 여배우’로 분류한 김 씨와 부적절한 관계인 것처럼 묘사한 합성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해 두 배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수사 의뢰한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국정원이 어버이연합을 동원해 MB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게 하고 시위 횟수에 따라 돈을 지불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TF로부터 넘겨받았다.

또 검찰은 MB 정부에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66·구속 수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와 협조한 정황이 포함된 국정원 회의 기록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을 폐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금 지원이 끊기고 수사를 받게 되자 사무실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사무실 압수수색을 하지 못해 어버이연합 내부 자료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일 오후 추선희 전 사무총장을 소환하려고 했지만 추 전 사무총장은 “출석하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또 원 전 원장이 2011년 11월 국정원 회의에 참석해 같은 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시장과 경쟁했던 나경원 후보(현 자유한국당 의원)가 ‘1억 원 피부숍 논란’으로 낙선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실이 아닌 거 가지고도 나가떨어지는데 사실인 것도 싸워서… 악착같이 해가지고 그 놈(박 시장)이 무너질 때까지 싸우라”고 지시한 녹취록을 입수했다.

검찰은 MB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부대 운영의 실무 책임자인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문성근#김여진#합성사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