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추석 이후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놓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국감의 초점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적폐 규명”에, 야당은 “현 정권의 잇따른 인사 참사와 안보 무능”에 두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을 보수 정권 실정과 관련한 국회 운영위원회 증인으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2012년 대선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활동 승인 의혹에 대한 국방위원회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공영방송 장악 문건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주요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인사라인을 증인으로 불러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패를 규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외교안보 정책 실패와 전술핵 등 북핵 해법을 묻기 위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를,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부부싸움 끝에 권양숙 씨가 가출하고,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쓴 글은 여야 갈등에 기름을 끼얹었다.
오상호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24일 “유족 명의로 25일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부부싸움도 없었고 권양숙 여사가 가출한 사실도 없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허위 사실로 고인과 유족을 욕보이셨으면 그에 따른 응분의 법적 책임을 지시면 된다. 사과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한국당은 정 의원을 엄호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관련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맞섰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23일 “여권이 ‘정신 나간 망언’, ‘부관참시’ 등의 말을 쏟아내며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며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은 것은 허위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23일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었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올린 글이다. 노 전 대통령이나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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