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대북 지원, 핵무장 돕는다는 건 과장된 견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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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한반도]日 아사히신문 인터뷰서 밝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는 23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해 “지원을 곧바로 한다는 것도, 현금을 보낸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무장을 도우리라는 것은 과잉된 견해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일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 총리는 “서울은 남북 군사경계선으로부터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60여 년 전에는 전쟁을 겪었다”며 “한국이 놓인 특수 상황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대한의 압박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정부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태평양 수소폭탄 실험’ 발언 등 북한의 강경 일변도 노선에 대해선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놓인 환경, 성품과도 관계가 있다”며 “김 위원장이 외국의 지도자들과 만나 세계의 흐름을 봤으면 좋겠다. 평양에 있는 독일 등 외국의 대사관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체 핵무장 및 미국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대해선 “미국이 동의하지 않고 한국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퇴위 전 한국에 와서 그동안 양국이 풀지 못했던 매듭을 푼다면 양국 관계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방한을 제안했다. 이 총리는 신문기자 시절 도쿄특파원, 국회의원 시절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일본어에도 능통한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일왕은 20일 부인과 함께 역대 일왕으로는 처음으로 고구려 후손을 기리는 고마(高麗)신사를 찾으면서 한국에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퇴위는 내년 말 또는 2019년 3월로 예상된다. 이 총리는 “내년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일왕 방한 추진에 의지를 보였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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