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좌·우에서 배신자 비난, 참 불쌍” vs 하태경 “나라 어지럽게만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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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7일 15시 43분


사진=동아일보DB
사진=동아일보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청와대 회동 거절을 놓고, 홍 대표와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소셜미디어에서 감정적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26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협치 붕괴의 책임이 홍준표 대표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 한반도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에 두 명의 적이 있다”며 “외부의 적은 김정은이고 내부의 적은 홍준표 대표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말 그대로 전쟁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단결의 중심은 홍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면서 “적어도 국내에서는 대화는 해야 할 것 아니냐. 김정은처럼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날 오후 7시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초청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갖는 만찬 회동에도 불참한다.

하 최고위원은 27일 바른정당 원내외 연석회의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보수가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안보의 가치를 짓뭉개왔다. 핵실험 다음 날 국회 보이콧을 했고, 안보에 관해 지난번 청와대 영수회담도 거부했고, 오늘도 거부를 했다”며 “거부 이유가 기가 차다. 일대일 대화를 원한다고 한다. 전쟁 날 상황에 본인 몸값 올리고 위해 파업하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지금 홍준표 대표는 안보 파업을 하는 것이다. 적어도 보수는 안보에 있어 희생적이어야 하는데 홍준표 대표가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게 하고 있는 것”이라며 홍 대표를 향해 “더 이상 국가 안보의 훼방꾼·천덕꾸러기가 아니라 파수꾼이 되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대표는 발끈했다. 그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나를 김정은과 같은 사람 취급을 하는 국회의원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에게 국회의원 공천을 주어 만들었는지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좌파에서 배신자로 비난받고 우파에서도 몰염치한 배신자로 비난받는다면 이제 갈 곳이 없을 텐데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렇게 해서라도 뉴스 한 줄 나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 정치는 마약 같은 것인가 본다”고 비꼬았다. 하 의원은 이른바 ‘주사파’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튼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자 하 최고위원이 이를 다시 받아쳤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대표님, 하태경은 없는 길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꿋꿋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며 “그러니 제 걱정은 하지마시고, 제발 나라를 어지럽게만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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