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부임한 노영민 주중대사(사진)가 출국에 앞서 “흰머리를 긁으니 더욱 짧아져 이제는 비녀조차 이기지 못한다(백두소경단 혼욕부승잠·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는 두보의 시 ‘춘망(春望)’을 읊으며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노 대사는 서울에서 진행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는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두보가 역경 속에서 미래와 평화롭고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갈망을 표현했다”며 이는 자신의 심정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노 대사는 앞서 “중국 진출 기업의 피해가 사드 보복 때문만은 아니다”라는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노 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것은 잘못됐다. 양국 여론과 학계는 한중 우호 공동인식에 따라 과격한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서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일단은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도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애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사는 이어 “결국 (사드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찾게) 될 것”이라며 한중 정상회담 성사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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