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순방 앞두고 ‘대화’ 거론
“모든 준비 다 돼” 도발엔 강경 의지… 김덕룡 “러 통한 北설득 나서는 듯”
거친 발언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13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 협정 준수에 대한 불인증을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과) 협상을 해 뭔가 일어날 수 있다면 나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전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취임 이후 처음 브리핑에 나서 “북핵 위협이 현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외교가 통하기를 기대하자”고 말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시행돼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되면서 북한에서 미국과 대화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러시아를 지렛대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주지역 협의회 출범식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김 부의장은 14일(현지 시간)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이 지금까지는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지만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이 지금 시도되고 있지 않은가 한다”며 “그런 접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다. 중국이 제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는 데는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활용하지 않겠는가”라며 “중국에는 북한을 압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활용해 비핵화 대화에 끌어들이는 전략을 미국이 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러시아를 통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다만 북한이 핵 동결이나 폐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미국에 밝히지 않을 경우 대화 국면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만약 협상 이외의 것이 진행될 경우에도 나를 믿어주길 바란다. 우리는 준비가 다 됐고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고 덧붙여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개발 완전 포기를 요구하고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확약하며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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