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법정에서 구속 연장에 반발한 일을 둘러싸고 여야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거친 공방을 벌였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박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평가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감은 박 전 대통령 법정 발언의 적절성 논란으로 시작됐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대한민국 법치를 부정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의 견해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장관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즉각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그 정도 말도 못 하느냐”며 “피고인으로서 발언한 것까지 일일이 공세를 취하는 건 옳지 않다. 재판은 거부하지 않겠다고 하니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은 형사부에서 수사하고, 박 전 대통령 등 사건은 특수부에서 한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일가 사건) 수사 의지가 없다”며 맞불공세를 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이에 “국회의원의 발언이 아니라 태극기 집회에서 일부 지지자를 향해 선동하는 게 아닌지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야당 측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국감장 분위기는 금세 험악해졌다.
결국 권성동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야 했다. 박 장관도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소회를 밝힌 것으로 이해했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박 장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국정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통령 수사가 ‘정치 보복’이냐는 질문에도 박 장관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 드러난 팩트에 대한 수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정치적 의도가 없는 척결은 없다. 또 다른 갈등과 보복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권 위원장은 직접 추가 질의에 나서 “검찰이 청와대에서 하명한 사건, 국정원 사건에만 집중하니 정치 보복 얘기가 나온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인지, 아닌지 (장관이) 답변을 못 하는 것은 이중 잣대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박 장관 답변이 아마추어 같다. 아직 수사 진척 상황 보고도 따로 받지 못했으면서 전직 대통령 수사를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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