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중국 측 수석대표인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지난달 31일 한중이 관계 개선 방침을 공동으로 발표한 이후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 ‘평창 올림픽 때까지 도발을 중단해 달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일 베이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전날 중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한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이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북한과 접촉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평창 올림픽 때까지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한중이 상황 관리를 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남북 대화 통로가 끊겨 있어 중국을 통해 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중국 측이 북한에 언제 어떤 식으로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한국 측에 답했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불거진 한중 갈등이 완화된 것을 환영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중국이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북한 위협과 역내 및 세계적 불안정에 좋은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사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사드는) 한미 동맹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공격을 위한 게 아니라 방어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 변화를 묻는 질문에 “중국은 북한을 ‘가시(thorn)’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도 일단 환영했지만 한중 관계 개선의 조건처럼 내걸린 3개 항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전의 합의에서 중국의 전략적 의도가 엿보인다”며 “중국이 미국 일본으로부터 대북 강경노선을 압박받는 가운데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문재인 정권과 힘을 합해 대응하려 할 것”이라는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또 중한 관계 개선은 중일 관계에도 영향을 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중이 교류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은 평창 올림픽과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있는 내년 2월 본격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씨트립’, ‘투뉴’ 등 중국 대형 여행사들은 춘제에 맞춰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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