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7월 6일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과 당국자 간 실무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직접 대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6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7,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 당국자 간 접촉이 있었다. 우리 정부는 대북 접촉 경험이 있는 당국자를 보냈고, 북한도 직급을 맞췄다. 한 소식통은 “우리 정부는 저쪽(북한)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인사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 인사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이뤄진 첫 남북 접촉에서 북측은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흡수통일의 상징인 독일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힌 데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 또 미-중-일-러 등 주변 강국엔 특사를 파견하면서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지 않은 것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걸었는데 많이 실망했다면서 특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이 첫 실무회담을 한 시기는 문 정부가 남북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을 동시에 제안한 7월 17일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남북 당국자뿐만 아니라 올여름엔 민간 전문가도 북한 당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 접촉 사실에 대해 “통일부 장관이 국감에서 말한 ‘아직 북측과 유의미한 접촉은 없다’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