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편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전쟁의 메시지 대신 평화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가 달라”고 강조했다.
스리랑카·인도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5000만 대한민국 시민들은 전후 반세기 동안 불안의 시간을 축적하면서 살아왔다”며 “동시에 우리 시민들은 평화와 일상을 지키려는 노력들을 매순간 쌓아왔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울의 거리를 꼭 걸어보시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북한의 평양과 겨우 2시간 거리에 있다. 서울은 휴전선과 겨우 40Km 떨어진 곳에 있다. 그리고 서울에는 1000만시민의 삶이 있다. 27만의 세계시민의 삶이 있고, 1만의 미국시민의 삶이 있다. 수도권 전체로 따지면 2500만 시민이 전 세계 최고의 밀도 상황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1000만 서울시민 모두가 용기를 내어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왔다. 우리 서울시민은 평화를 절대적으로 사랑한다”며 이제 서울은 전쟁의 도시가 아니라, 평화의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67년간의 평화는 수많은 시민들이 매순간 쌓아올린 용기와 성실이 만들어낸 것이다. 5만 미군의 생명을 바쳐 얻은 평화이며 지금 대한민국 시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180만 세계시민과의 연대로 만들어진 평화”라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접경을 지켜온 대한민국 시민에게 힘을 더해 달라”고 전했다.
또 “이번 방한이 한미관계가 ‘포괄적 동맹’을 넘어 지속가능한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기회가 되고 한반도의 평화를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박 시장은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라는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며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이 동맹의 강화에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전쟁의 메시지 대신에 평화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가 달라”며 글을 맺었다.
박 시장은 앞서 전날인 6일 오후(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의 한 호텔에서 동행취재기자들과 함께한 간담회서도 평화적인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일부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한다고 해서 억지로 집회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의 의사 표현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위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아 사고 없이 잘 푸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국민은 국민들대로 일부 그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국민들이야 얼마든지 시위할 자유가 있다. 민주주의란 다양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이 때로는 외교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가만히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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