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청와대 녹지원을 거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뒤에 그림자처럼 바짝 붙은 사람이 있었다. 트럼프의 큰 체구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중년 여성 통역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을 맡은 이는 미 국무부 통역국장 이연향 박사(60). 한미 전·현직 수장들의 통역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닥터 리’로 통하는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통역을 수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방미 때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통역을 총괄했다.
서울예고, 연세대 성악과를 나온 이 박사는 친구를 따라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시험을 쳤다가 합격해 통역사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통번역대학원에 한영과가 창설될 당시 자리를 옮겨 8년간 제자들을 배출했고, 그때 맺은 인연으로 국무부에서 한국어 외교 통역관이 됐다. 2004년 귀국해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다가 2009년 다시 국무부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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