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영부인들이 국가 행사 때마다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한 고충 등을 나누며 남다른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방한한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김정숙 여사의 후일담을 전했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나누는 동안 차담과 산책을 하며 약 1시간 5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
청와대는 “평소 멜라니아 여사는 낯선 이들과는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주로 듣기 때문에 환담이 길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데 김정숙 여사와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이에 멜라니아 여사의 보좌진은 우리 측에 ‘놀랍다. 두 분은 대단한 화합(Great Chemistry)을 보여줬다’며 ‘사실 긴장했는데 굉장히 안도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우선 의장대 사열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영부인의 역할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의장대 사열에 대해 “아름답다”고 호평하자 김정숙 여사는 “감사하다. 그런데 이런 큰 행사를 치를 때면, 더더욱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일이 어색하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저만 보는 것 같아 때론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자 멜라니아 여사도 “마치 사람들이 현미경을 갖다 대고 보듯이 나를 보는 것 같아 힘들 때도 많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고 공감을 표했다.
영부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정숙 여사는 “자유로운 삶이 때론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잘 해야 하는 자리인지 잘 알기에 매일 밤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고 말했고, 멜라니아 여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특히 힘들 때마다 우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있다. 그분들을 생각하면 뭔가를 자꾸 하게 되더라”고 답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김정숙 여사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매일 아침 비타민 주스를 마신다는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준비한 ‘오미자’ 차에 대해 ‘단맛·신맛·쓴맛·짠·매운맛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설명했고, 멜라니아 여사는 “워낙 바쁜 일정이다 보니 아침에 간단히 주스를 마시곤 하는데 이렇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정숙 여사는 우리 전통 가옥 ‘상춘재’에서 건축을 전공한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한국 건축 양식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김정숙 여사는 “지붕의 처마 끝이 위로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지 않느냐. 한국의 전통가옥에서는 안에 앉아 밖을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 같다”고 안으로 들어가기를 권유했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는 자신이 아끼는 킬힐을 벗고 김정숙 여사가 미리 준비한 슬리퍼로 갈아 신었고, 때마침 상춘재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환담 자리에 합류해 양 정상 내외가 함께 밖을 바라보며 차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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