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신은 스트롱맨… 북핵 해결을”, 시진핑 “대북제재 효과 나타나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1일 03시 00분


시진핑, 北계좌 폐쇄 등 이행 설명… 원유공급 중단에 유보입장 표시
日언론 “北, 노동자 17만명 귀국지시”
트럼프는 北과 대화의사 中에 전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정상회담 뒤 베이징에서 미국 매체들과 만나 “시 주석은 안보리 대북 제재가 즉각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지만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이 제재는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라는 결과로 나타날 때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면서도 “시 주석의 견해로도 북한 정권이 제재의 효과(영향)를 완전히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제재의 압력을 느끼고 있어 제재 효과가 있으며 김정은의 태도 변화 때까지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당신은 스트롱맨이다. 북한의 매우 강력한 이웃이고 그들 무역 경제활동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시 주석이 나를 위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북한을 고립시킬 것을 요청했다고 틸러슨 장관이 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요구한 대북 원유 공급 중단에는 유보 입장을 표시하면서 중국 내 북한 계좌 폐쇄,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 추방에 대해서는 이행하고 있음을 설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자국 노동자 17만 명에 대해 일부를 제외하고는 ‘연말까지 귀국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아사히신문이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유엔 제재 결의를 수용한 중국과 러시아가 더 이상 북한 노동자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귀국 명령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에 봉제공장 직원 및 식당 종업원 등 12만 명, 러시아에 벌목공 등 5만 명을 파견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파트너인 중국인 경영자의 사정을 고려해 일단 8만 명을 연말까지 귀국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내년 중 철수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음을 중국에 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북한이 60일 동안 핵무기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이세형 기자
#트럼프#북핵#시진핑#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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