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정무수석에 한병도… ‘내부 승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9일 03시 00분


대표적 친문… 운동권-초선 출신, 비서관 시절 대야 설득 담당
“술 한 병도 못 마셔서 ‘한병도’ 어깨 무거워… 더 소통하고 대화”
野 “비서실장도 정무수석도 전대협”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신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한병도 정무비서관(50·사진)을 승진 임명했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사퇴한 지 12일 만이다.

한 수석은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북 익산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운동권 인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거둘 때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18, 19대 총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연이어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익산갑)에게 패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옆 지역구(익산을)로 옮겨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야인으로 있으면서 노무현재단 자문위원, 한명숙 전 민주통합당 대표 정무특보 등 친문 진영에서 활동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광흥창팀’에서 전국 지원 조직 실무를 맡아 활약했다. 한 친문 인사는 “조직 총괄은 노영민 주중 대사였지만, 현장 실무는 한 수석의 몫이었다. 술을 전혀 못하는 한 수석이 조직을 꿰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다는 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지명 뒤 기자들과 만난 한 수석은 “술을 한 병도 못 먹어서 ‘한병도’다”라고 말했다. 한 수석은 ‘한국-이라크 우호재단’을 설립해 최근까지 이사장을 맡을 정도로 중동 지역에 관심이 많다.

청와대는 외부 인사 중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해 지난 주말부터 내부 승진으로 가닥을 잡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업무 연속성과 실무형 인사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 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면서도 야당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는 점이 인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 수석은 청와대 입성 뒤 야권 설득 업무를 맡았다. 한 수석은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서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고,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겠다. 더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무수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3선의 원내대표를 지낸 인사가 정무수석을 맡다가 초선 의원 출신의 한 수석으로 바뀌면서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무수석은 청와대 최선임 수석이지만, 한 수석은 수석급 참모 중 가장 어리다.

한편 한 수석 임명에 대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비서실장에 전대협 정무수석, 청와대는 운동권 아니면 도저히 사람이 없는가”라고 논평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훈상 기자
#정무수석#한병도#친문#운동권#초선#술#전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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