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 함대지 미사일 이어 탄도미사일 현무-2A 하늘 치솟아
KF-16 전투기선 유도폭탄 투하
軍 “도발 수시간 전부터 전력 대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6분이 지난 29일 오전 3시 23분경. 동해상에서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궤적을 포착·추적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던 해군 이지스함에서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성-2(최대 사거리 1000km)’가 발사됐다. 해성-2는 섬광을 내뿜으며 암흑으로 솟구쳤다. 얼마 뒤 동해안에선 탄도미사일 현무-2A(최대 사거리 300km)가 하늘로 치솟았다. 동해 상공에 뜬 KF-16 전투기에서 발사된 스파이스-2000 공대지 정밀유도폭탄(최대 사거리 57km) 1발은 어둠을 가르며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이날 오전 3시 23분부터 44분까지 차례로 발사된 육해공군 미사일 및 폭탄은 각각 400km(해성-2) 300km(현무-2A) 45km(스파이스-2000)를 날아가 동일한 표적을 명중시켰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지점, 즉 도발원점으로 가정된 해상 표적이었다.
군 당국은 북한 도발 직후 처음으로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동시 동원한 합동 정밀타격 훈련에 나섰다. 이날 사용된 무기는 ‘킬체인(유사시 대북 선제타격 체계)’의 핵심이다. 특히 스파이스-2000은 북한 핵·미사일 시설 등을 반경 3m 내에서 초정밀 타격할 수 있고 2.4m 두께의 콘크리트도 관통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1주일 전부터 이동식발사대(TEL)를 이동시키는 등 곳곳에서 미사일 발사 사전 움직임을 노출하는 교란작전을 폈다. 27일 밤부터는 전파신호가 포착되는 등 미사일 발사 임박 징후가 속속 포착됐다. 날씨 때문에 발사가 하루 늦춰졌다는 관측도 있다. 군 관계자는 “이상 징후를 모두 포착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기 수시간 전부터 육해공군 전력을 대기시켰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파이스-2000을 발사한 KF-16 전투기 2대는 미사일 발사 약 1시간 전 충북의 한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북한 미사일 궤적을 포착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피스아이)도 비슷한 시간 동해 상공에 있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직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이번 무력시위로 우리 군이 미군과 공조하에 북한의 움직임을 24시간 샅샅이 지켜보고 있음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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