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합의 무효화해야” 지도부 성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의원들 의총서 “또 국민의당에 당해”
민주당 “방어 성공적” 긍정적 평가
국민의당, 캐스팅보트 과시 만족
바른정당 “본회의서 반대표 던질것”

여야 3당이 새해 예산안 합의문에 서명한 직후인 4일 오후 6시부터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는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공무원 증원에 대해 “협상을 하라고 했지, 흥정을 하라고 했냐”고 반발하는 의원도 있었다. “임기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정우택 원내대표가 사표를 내고 합의를 무효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정권교체 뒤 첫 예산안 처리의 후유증이 컸다.

당 안팎에선 “국민의당에 또 당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보수야당인 바른정당(11석)과 합치더라도 과반이 안 되는 제1야당 한국당(116석)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제3당인 국민의당(40석)이 합친 과반수 의석 앞에 힘을 쓸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 탓이다. 반면 캐스팅보트 존재감을 과시한 국민의당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도정당으로 적절하게 대안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공무원 증원 규모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대해 당이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 대안의 큰 틀 내에서 타협을 유도한 결과”라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협상 결과에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한 재선 의원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방어할 만큼은 방어했으니 절반은 성공한 협상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기국회 중에 교섭단체가 붕괴돼 협상권이 사라진 바른정당은 본회의 때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제대로 된 정부라면 공무원 채용에 앞서 인력 효율화, 재배치 방안 등의 선행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최우열 기자
#예산안#합의문#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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