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탈북 병사를 치료 중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만난 소회를 밝혔다.
이 센터장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 의원이 주최한 '포용과 도전' 세미나에 참석해 '외상센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전기 한 대 없이 소방헬기를 얻어타고 응급외상진료를 해야하는 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마주하고 보니, 이번 자유한국당의 요청으로 200억원 이상 증액된 2018년도 중증외상전문 진료체계 구축 예산이 과연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을까 많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JSA 귀순병사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전문 소견인 기생충 발언을 일부 정치권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키웠던 안타까움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귀순병이 의식을 회복하면 대한민국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병실에 걸어두었던 태극기를 보니,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외면한 채 북한 정권 눈치만을 보는 정부의 태도에 다시 한 번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정부는 공무원 증원, 법인세법 개정 등 국가의 영역이 아닌 일에는 개입하고, 정작 해야 할 일은 등한시 하는 것이 아닌지"라며 "외상센터, 북한인권, 한미동맹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해야할 책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일깨워준 이국종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 센터장은 이날 강연에서 최근 권역외상센터 예산 삭감 논란이 불거진이후 이번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중증외상 의료 예산이 기존 400억에서 401억원으로 늘어난 데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 센터장은 "정치권과 언론이 예산을 만들어 줘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들까지는 안 내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참담한 마음으로 죄송하다"며 "(청와대에) 청원해 예산이 늘어나면 중증외상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 (현실은 그렇지 않아) 피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