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않고 낙태… 강제북송은 살인행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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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유엔서 ‘北인권유린’ 성토
“교화소에서 쥐 껍질 벗겨 먹기도… 北은 무서운 감옥… 中, 북송중단을”
안보리, 4년 연속 北인권 강력 규탄

“북한은 하나의 무서운 감옥입니다. 김 씨 일가는 이곳에서 대량 학살을 하고 있어요. 탈북자를 강제로 북송하는 것은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2007년 4번째 시도 만에 탈북에 성공한 지현아 씨는 1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강제북송 관련 토론회에서 눈물로 이렇게 증언했다. 지 씨는 3번째 탈북에 실패해 북송된 뒤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서 겪은 참담한 일을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했다.

“임신 3개월이었는데 강제로 낙태를 당했습니다. 마취도 안 하고 그냥 책상 위에 눕혀놓고 수술했어요. 그렇게 제 첫 아기는 세상 밖을 보지 못한 채 미안하다고 말할 시간도 없이 떠나갔습니다.”

또 “교화소에서 메뚜기를 잡아먹고, 개구리와 쥐 껍질을 벗겨 먹기도 했다”며 “사람들은 설사로 바짝 마른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에 대해서는 “탈북병사의 모습은 2500만 북한 주민의 자유를 향한 질주”라며 “북한이라는 감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기적”이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강제북송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4년 연속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며 북한 당국에 개선을 촉구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핵무기를 향한 위협적 행보는 주민에 대한 압제와 착취에서 시작된다”며 “김정은이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핵보유국 지위에 오르자 대결에서 패배한 적대세력들이 절망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북한#안보리#인권#유엔#강제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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