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 포기하겠다’ 발언에…“가도 너무 가”, 이재명·전해철·양기대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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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3일 18시 08분


남경필 ‘경기도 포기하겠다’ 발언 논란

사진=남경필 경기도지사. 동아일보 DB
사진=남경필 경기도지사. 동아일보 DB
남경필 경기도지사(바른정당)의 ‘경기도를 포기하겠다’ 소셜미디어 글을 놓고 여권의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군이 맹공세를 퍼부었다.

남 지사는 12일 오후 8시께 갑자기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연 설명이 없어 의도를 알 수 없는 이 글은 즉각 논란이 됐다.

이후 해당 글은 경기도가 13일 서울에서 개최한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한 토론회를 알리려는 취지의 글로 드러났다.

남 지사는 13일 오전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수도권 규제가 철폐되고 ‘초강대도시’(광역서울도)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날 글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남 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 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토론회에서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 ‘서울도(道)’라는 초강대도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전국을 서울도(수도권), 대전도(충청권), 대구도(경북권), 부산도(경남권), 광주도(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으로 재편하자는 것.

이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남경필 도지사님, 가도 너무 가셨다”고 비판했다.

사진=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사진=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를 포기하신다고요? 경기, 서울을 합쳐 광역서울도를 만들자고요?”라며 “경기도는 지사님 맘대로 포기할 수 있는 지사님 것이 아니다. 경기도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머슴이 포기 운운하는 것은 농담도 안 될 주권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경기·서울 통합은 고등유기체를 거대 아메바로 만들자는 주장”이라며 “자치분권 강화와 세계화와 지방화의 동시 진행 흐름에 역행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양기대 광명시장 페이스북
사진=양기대 광명시장 페이스북

경기도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양기대 광명시장 역시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 지사님, 노이즈마케팅이 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양 시장은 “남 지사님이 갑자기 경기도와 서울을 합친다는 ‘원맨쇼’를 해서 황당했다. 경기도의 교통, 청년실업, 수도권 규제 등 여러 난제들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부터 제대로 발전시키고 그런 소리를 하면 들어줄 만 할 텐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처절한 몸부림 같아 참 안타깝다”며 “일하기 싫으면 그냥 경기도청을 조용히 나가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전해철 의원 페이스북
사진=전해철 의원 페이스북

또 다른 경기도지사 후보군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도 가세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기도 포기가 아니라 경기도만의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광역자치단체인 만큼 현안도 많고 남·북도 지역에 따라 문제해결에 대한 이견과 갈등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경기도의 현안이 그동안 왜 해결되지 못한 것일까”라며 “선거철이 되면 단순히 이슈를 위해 불쑥 얘기를 내던지고 말을 바꾸는 일이 반복되는 것, 경기도를 위해 필요한 일을 실천하기보다 경기도지사를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온 정치 풍토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경기도만의 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지역별 특성에 따른 정책을 준비, 필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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