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 국민과 국토를 보호하고 경제적 번영을 추구해 ‘힘에 의한 평화’를 달성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트럼프 독트린’을 발표한 것은 30년 전인 1987년 처음으로 NSS를 발표해 냉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미국의 패권과 자신감을 부활시킨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정책 등 ‘레이거노믹스’를 추구하며 안보전략에서도 레이건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이번 전략의 틀을 잡은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일 로스앤젤레스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열린 국방포럼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드라마틱한 재고(rethinking)로 미국의 자신감을 극적으로 부활시켰다. 우리도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냉전 종식 이후 형성된 세계 질서와 미국 패권에 중국과 러시아 같은 ‘수정주의 패권국가(revisionist powers)’가 도전하고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 정권(rogue regime)’이 위협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인식이다. 새 NSS는 △미국인과 국토, 미국인의 삶의 방식 보호 △경제적 번영 △힘에 의한 평화 △미국의 영향력 확대 등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게임에 참여했으며,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점을 선언한다”고 강조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 위협 국가로 지목한 ‘빅 4+1(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테러리즘)’에 경제적 경쟁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략에서 처음으로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는 것이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을 31번, 러시아를 25번 언급하며 이들을 미국 패권 영향력의 이익에 맞서고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경쟁자로 규정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매년 수억 달러 상당의 지식재산권을 훔친다”고 비판하며 무역전쟁을 예고했다. 또 “경제적 유인책과 벌칙, 영향력 발휘, 군사적 위협 암시 등으로 다른 국가들을 굴복시켜 자신들의 정치적 안보 어젠다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인도의 전략적 안보적 파트너로서의 역할 강화를 환영하고 대만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공개한 점은 중국을 포위해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정권에 대한 최고의 압박 작전이 가장 강력한 제재를 이끌어 냈지만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며 “(북핵 문제는) 처리될 것이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B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 정권의 협력 없이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할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 동북아 비확산 체제를 지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역내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해 일본 한국과 미사일방어체계(MD)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MD에는 편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중국도 한국과 사드 갈등 봉인에 합의하면서 ‘미국MD 불참’을 포함한 이른바 ‘3불(不)’을 요구해왔다.
댓글 0